[서울경제] 성공하면 초대박…비만수술 효과 내는 신약 타깃 찾았다

[서울경제] 성공하면 초대박…비만수술 효과 내는 신약 타깃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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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철룡 세브란스병원 교수팀, 아론티어와 공동 연구
‘장 통한 포도당 배출’ 주목…2형 당뇨 치료 타깃 규명

약물 치료만으로 비만대사수술의 혈당 개선 효과를 재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철룡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강찬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아론티어와 공동 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의 새로운 치료 타깃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의 혈당 개선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신약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제2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충분히 나오지 않거나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2형에 해당한다.

제2형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한계가 있다. 이에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고도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겐 비만대사수술이 권고된다. 다만 뛰어난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수술적 부담과 부작용 우려 등으로 인해 실제 수술률은 대상자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구철룡(왼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강찬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구철룡(왼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강찬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후 관찰되는 ‘장을 통한 포도당 배출’ 현상에 주목했다. 앞서 연구팀은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장 조직이 혈액 내 포도당을 흡수한 뒤, 이를 다시 장관 내강으로 대변을 통해 배출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바 있다. 해당 성과는 2022년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혈액 내 포도당을 장관 내로 역배출시키는 핵심 치료 타깃을 규명하는 데 목표를 뒀다.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소장 조직과 다양한 장내 포도당 배출 모델의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또 아론티어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100만건 이상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비교·분석하고 일반 장 조직을 포도당 배설형 조직으로 전환하는 핵심 인자를 탐색했다.

그 결과 단백질 인산화효소 C(PKC)의 활성화 패턴이 포도당 배출 상태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변화와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PKC는 세포의 분화·성장·유전자 발현·사멸 등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매개 효소다. PKC의 여러 아형 가운데 비정형 PKC가 포도당 수송체 1(GLUT1)을 매개로 장내 포도당 배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후 혈당 개선의 주요 기전으로 제시된 장내 포도당 배출현상을 기반으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통해 핵심 분자 기전인 aPKC/GLUT1 신호축 및 해당 기전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 후보를 도출했다.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후 혈당 개선의 주요 기전으로 제시된 장내 포도당 배출현상을 기반으로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통해 핵심 분자 기전인 aPKC/GLUT1 신호축 및 해당 기전을 조절할 수 있는 약물 후보를 도출했다.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 당뇨병을 유발한 다음 장 조직의 비정형 PKC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한 결과, 혈액 내 포도당이 장 상피세포를 거쳐 장관 내강으로 배출되는 현상이 증가하고, 덩달아 혈당 개선 효과가 관찰되는 것을 확인했다.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해 도출된 후보 물질 ‘프로스타틴’(Prostatin)이 비정형 PKC를 활성화하고 동일한 장내 포도당 배출 기전을 극대화한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혔다.

구철룡 교수는 “비만대사 수술 이후 혈당이 개선되는 기전 중 하나인 장내 포도당 배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타깃을 규명했다”며 “비만대사 수술의 혈당 개선 효과를 설명하는 분자생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해당 신호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당뇨병 및 체중 감량 치료 전략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 연구·개발(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출처 : https://www.sedaily.com/article/20018721?ref=naver